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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김연아와 오서의 이별엔 무엇이 있었나.

by Captain-MK 2010. 8. 27.




사람과 사람사이에 트러블이 생겼다면,
대개는 보통 둘 중 한쪽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사정'에는 각자의 '입장차이'가 있을테고
그렇게 되면 어느 한 쪽이 잘못했다라기보단

서로가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부분에 초점을 둬야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절한 화법으로 했나.

입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방식이 잘못될 수는 있다. 지금이 딱 그러한 듯 싶다.

나는 김연아를 격하게 응원하는 한 명의 팬이자 학창시절 피겨 선수생활을 했던
한 명의 선배(?!)이기도 하다. 내가 피겨를 그만둘 당시에 김연아가 피겨를 시작했으니
당연히 그녀는 나를 알지도 못하겠지만 말이다.
한 때 선수생활을 했던 내 입장에서 보면 코치를 바꾸는 일도,
혹은 한 팀으로 오랫동안 함께하는 것도
너무나 흔하디 흔한 일이다.
하지만, 코치와 선수사이에 불신이 생기면 아무래도 그 관계는 유지되기가
힘들다.
안 좋은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나는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 당시 코치가 나를 소홀해 하는

느낌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코치를 바꿨다. 그리고 새로운 코치의 열정적인 가르침에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었다. 링크를 바꾼 것이 아니고 같은 링크에서 코치만 바꿨기에
이전 코치분과 매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분은 나중에 내게 다가와서
"니가 그런 스타일의 훈련을 원하는 지 몰라줘서 미안하다. 열심히 해라"라고
격려해주셨다. 하지만 몇년 뒤 사춘기와 슬럼프가 동시에 괴롭히면서 또 다시
그 당시 코치와 서먹해졌고 고등학교 2학년 때에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피겨를 그만두기에 이르렀다.

물론 피겨를 그만둔 결정적인 계기가 코치와의 불편한 관계만은 아니었지만

슬럼프, 부상, 진로문제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예민할 때
마침 그렇게 되어서 큰 결정을 내리는 데
힘을 보탠 것은 사실이다.

국내의 열악한 피겨계에서 A라는 코치와 함께 하다가 결별을 하고 몇 년뒤 다시
A코치와 함께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솔직히 국내 뿐 아니라 어디라도 마찬가지다.


김연아가 코치를 바꾸는 것은 너무나 흔한 일이고 별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연아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기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김연아가 오서코치와 계약을 할 당시에도
국내에서 임시로 훈련을 봐주던 박모 코치가
해고 당한 것과 관련, 언론과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김연아는 대한민국에서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갈 실력을 가진 최초의 선수였기 때문에
코치 자리만 확보한다면 '김연아를 키워낸 코치'라는 타이틀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가 볼 땐 오늘날의 김연아의 업적은 누구누구 덕분이라기 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철저하게 고통을 감내한 김연아 스스로 해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토론토 코치진이 김연아가 올림픽 정상에 서기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결정적으로 훈련 분위기, 훈련 장소, 훈련 시간 등

"훈련 환경"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아닌가.


김연아가 자신의 스케이팅에 있어서 또 다른 변신을 원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코칭스탭을 바꾸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또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 입장에서도 '더 이상 나에게
배울 것이 없다는 말인가'하는

섭섭함을 갖는 것도 인간인지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들 사이에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섭섭함"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난 그저 김연아의 스케이팅을 계속해서 보고싶다. 아이스쇼 보다는 승부의 세계에서 말이다.
고로 하루빨리 감정 싸움은 접고 스케이팅에 집중하길 바란다.
어느 한쪽만이 아닌 모두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랄 뿐이다.


이번 사태에 가장 아쉬운 점은 그들 사이의 '화법'이다. 그리고 언론의 성급함이다.

서로 뿅망치 정도로 한 대씩 주고 받았는데,
언론이 나서서 진짜 망치를 양쪽 측에 전달한 것 같다.


그래놓고 '누구 말이 맞는건지 말해봐.' 뭐 이런 느낌이랄까.



p.s ; 개인적인 견해로는 보아하니 이런 시나리오같다. 시즌이 끝나고 김연아 측에서

더 이상 코치직 제안을 하지 않을 것 같자 아사다마오측에서 제의가 왔었다느니

그래도 난 너 밖에 없다느니 하면서 김연아를 잡기 위해 선수를 친 것 같은 냄새가 나기도 한다.

마오는 제의한적이 없다잖아...?